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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 / 성공하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걸었던 길에 후회가 없다면.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걷는 길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 누에넨 _ 등불 이래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접시를 향해 뻗은 손은 바로 그들이 밭을 갈아 감자를 캐내던 바로 그 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 삶을 지키는 가치는 바로 그런 것이라고 웅변하는 듯한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새로운 용기가 샘솟는다. 삶을 지켜주는 것은 이런 것들이지,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며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했다. 내 손은 감자 먹는 사람들의 거칠고 메마른 손에 비하면 너우 게으르고 매끄럽지 않은가. / 눈에 보이는 얼굴을 그리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얼굴을 그리는 것. 그림 전체가 전달하는 분위기나 .. 2021. 7. 28.
장 마 / 윤홍길 /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쏙아져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 난리를 겪고도 용케 살아남은 동네 개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극성 맞은 그 포효로 마음을 휩싼 어둠의 장막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있었다. / 외할머니는 밤늦도록 혼자 마루에 남아 파들파들 떨리는 앙상한 손으로 줄창 완두만 까대고 있었다. / 결국 우리 식구들은 하나같이 어떤 엄숙한 종교적 분위기에 싸여 예배의식의 한 절차처럼 서로 '아무날 아무 시'란 주문을 나직이 외워가며 불사신 우리 삼촌의 무사귀환을 신심 깊게 확인하기를 끝없이 되풀이 했고, 그러다가 그날에 우리가 맞게 될 행복스러운 꿈의 크기를 저마다 재기 위하여 .. 2021. 7. 28.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수강 / 조심성에 가까운 차분함을 가지고, 좌절로 얼룩진 거울 속의 얼굴을 서른 아홉해로 나누어보았다. / 그녀가 이렇게 거울 앞에 앉은 것은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였으나, 정작 깨달은 것은 사랑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공격해 시나브로 죽여온 것이 다름 아닌 시간이라는 사실이었다. / 그 자유는 로제만 이용하고 있고, 그녀에게는 자유가 고독을 의미할 뿐이 아니던가. / 오랜 병이라도 앓은 것처럼 무기력한 평온 속에서 보내야 하는 외로운 밤들의 긴 연속처럼 여겨졌다. / 소심함과 대담함, 때로는 우스꽝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진지함과 즉흥성의 결합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 2021. 7. 28.
타임즈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100선(죽기전에 읽어봐야 할 책 100권) 문학 D.H. 로렌스/ 아들과 연인/ 1913 루쉰/ 아큐정전/ 1921 엘리엇/ 황무지/ 1922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 1922 토마스 만/ 마의 산/ 1924 카프카 / 심판/ 1925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927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1927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거라/ 1929 레마르크/ 서부전선 이상 없다/ 1929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1932 앙드레 말로/ 인간조건/ 1933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1939 리처드 라이트/ 토박이/ 1940 브레히트/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1941 카뮈/ 이방인/ 1942 조지 오웰/ 1984/ 1948 사뮈엘 베게트/ 고도를 기다리며/ 1952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1955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2021. 6. 30.
블록체인 혁명 - 비트코인 전망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은 비트코인 같은 전자 통화의 기초가 된 기술이다. 이것은 인터넷의 차세대 모습이고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큰 가능성을 보장한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인터넷은 정보망이었다. 이메일, PPT 파일 등을 보내는 것은 사실 원본을 보내는 게 아니라 복사본을 보내는 것이다. 좋은 점이다. 민주화된 정보로써. 하지만 자산을 보낼 때는 예를 들면 돈이나, 주식, 채권, 적립 포인트, 지적 재산, 음악, 예술, 투표, 탄소 배출권 같은 자산은 복사본을 보낸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암호학자들은 '이중 지불'문제라고 오랫동안 불렀다. 오늘날 우리는 거대 중개자에게 완전히 의지한다. 은행과 정부, 소셜 미디어 회사. 신용카드사 등의 중개인이 경제 시스템의 신뢰를 보증한다. 그리고 이 중개인들이 .. 2021. 6. 21.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인간이 신을 발명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역사 과정을 통틀어 죽음은 언제나 형이상학적 현상으로 인식되었다. 우리가 죽는 것은 신이, 우주가, 대자연이 그렇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행복도에 대한 조사에서도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보다 뒤처져 있다.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지 혁명 → 농업혁명 → 과학혁명 이 세 혁명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혁명의 희.. 2021. 6. 21.
천국에서 / 김사과 케이를 포함한 이 젊은이들은 20세기에 대량 생산된 중산층의 마지막 세대, 혹은 몰락하는 중산층의 가장 첫 번째 세대였다. 그들은 낙관 속에서, 다시 말해 자신과 세상을 향한 긍정적 전망 속에서 아낌없이 소비했다. 20세기 후반 이후 간헐적으로 계속된 경제위기 속에서 부가 빠르게 재배치되었다. 중산층은 잘게 부서져 양극단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가장 빨리 눈치챈 것은 물론 시장이었다. 여행자의 시선 속에서 세상은 공평하게 아름답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여행자는 세상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여행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 맛보게 되는 고양감이다.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누구보다 세계에서 소외된 자들이 갖게 되는 꿈. 이것에 한번 사로잡히게 되면 잊는 것은 거의 불가.. 2021. 6. 12.
누운 배 / 이혁진 바람이 택시 창을 후두들겼다. 나는 손톱 끝으로 깜깜한 창을 초조하게 긁었다. 한밤이었다. 조선소 앞바다는 말간 오전 햇살을 잔잔히 되비췄다. 바닷물에 반사한 햇빛이 거울 장난처럼 시뻘건 배 밑바닥에 어른거렸다. 안정과 평화란 이처럼 나약했다. 운명의 교차와 전환이란 이처럼 과격했다. 참담하고 무력한 기분이 식은 재처럼 마음에 남았다. 중요한 사실은 조사 중이고 규명 중이며 노력 중이라는 말로 때우는, 판단과 의견은 모두 '보이고', '생각되고', '결론지어져서' 정작 아무것도 판단하거나 확정하지 않은 채 '끝맺어지는', 결정아닌 결정, 표명 아닌 표명이었다. 모든 주체가 책임은 회피하고 이익과 자기 보전만 좇았다. 얻어야 할 것을 얻기만 한다면 사실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누운 배라는, 자명하고 .. 2021. 6. 1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선택으로서의 고통 "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 " / 서머셋 몸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말이 생각된다. / 계속 하는것--------------------------------------리듬을 단절시키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헤밍웨이도 비슷한 말을 했다. /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이 없어지고 뒤죽박죽 되어버린다. / 나라는 인간의 불상한 대차대조표. / 1978년 4월 1일 .. 2021. 6. 11.
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 " 슬퍼할 필요 없다. 슬픔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니다. " / 때 아니게 툭툭 마음이 꺾인다. 가을날 마른나무처럼. / 분노와 절망은 거꾸로 잡은 칼이다. 그것은 나를 상처 낼뿐이다. / 음 하나를 더하면 기쁨이 되고 음 하나를 빼면 슬픔이 되는 것, 그게 인생이야. / 정신이 깊고 고요한 것만은 아니다(그것이 나의 오랜 착각이었다.) 정신은 우렁찬 것이기도 하다. 우렁찬 정신은 야채 장수처럼 목청으로 제 존재를 보여준다. 그 목청의 정신을 비울 때다. / 희망은 세상 어디에나 있지. 그런데 그 희망들은 우리의 것이 아니야. 강의 중에 자주 인용했던 카프카의 희망 변증론. / 댈러웨이 부인은 꽃은 자기가 스스로 사겠다고 말했다. / 흐른다는 건 덧없이 사라진 다는 것. 그러나 흐르는 것만이 살아있다... 2021. 6. 9.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 그 커다란 숫자를 보는 순간, 거북이알은 심장께의 무언가가 발 밑의 어딘가로 곤두박질쳐지는 것만 같은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 여자는 이 '무난하다'의 평균가치가 역설적으로 얼마나 희소한 것인지를 해가 지날수록 체감하고 있었다. / 딩동, 하는 짧은 초인종 소리에도 특유의 천함이 묻어났다. / "가르쳐주려고 그러는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야." / 합리적인 인간을 상정하고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삼아 작동하는 자본주의 사회. 이 철저한 시스템 안에서 생존해야하는 개인은 일, 사랑, 돈, 취미, 인간관계, 젠더폭력을 고민하면서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 / 돈.. 2021. 6. 9.
월가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유-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전망/월가 포트폴리오 정리 그레이 스케일 운용사 포트폴리오 로빈후드 포트폴리오 멀티코인 캐피털 포트폴리오 바이낸스 포트폴리오 쓰리애로우스 포트폴리오 알라메다 리서치 포트폴리오 코인베이스 포트폴리오 판테라 캐피탈 포트폴리오 폴리체인 캐피탈 포트폴리오 월가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보았다. 기시적으로 보기 위해 비중은 일정하게 수렴하게 도식화하였다. 참고만 하도록. 비행운(飛行雲). 빛나고 눈부신 금속 비행기의 자취를 따라 하늘 위에 길게 생기는 구름 모양. 혹은, 비(非)행운(幸運). 도저히 이뤄지지 않을 허망한 꿈을 좇아가다 맞닥뜨리는 불행의 모양. 2021. 5. 22.